[실화괴담] 귀신 보는 친구이야기 22-16 퇴마
본문
인과율은 어떤 상태(원인)에서 다른 상태(결과)가 필연적으로 법칙에 따라서 일어나는 경우 이 법칙을 인과의 법칙 또는 인과율이라고 한다.
유코의 제단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제단을 장식하던 비목, 불상도 제단도 전부 부서져 있었다.
녀석이 그 앞에 선 순간에 울컼하는 강한 느낌과 함께 부서진 제단에서 느껴지는 그 여자의 가진 서러움과 슬픔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째서 왜 이렇게까지 도대체 왜?"
녀석은 말을 잊지 못했다.
Y는 스님에게 왜 제단이 부서진 채로 방치했냐고 소리를 질렀고, 스님은 혼잣말 하듯 조용히 말했다.
스님: 당신도 아시겠지만, 이 아이의 제단은 몇 번이나 부서져 버렸습니다. 새로 만들고 세워도 금방 다시 부서지더군요..
스님은 녀석을 지나 제단쪽으로 가서 부서진 상자 같은 곳에서 유골이 담긴 항아리를 꺼냈다.
그리고 항아리를 열자, 유골이 있어야 할 항아리에 모래가 가득 들어있었다.
스님: 세 번째인가, 제단이 부서졌을 때 항아리가 깨지고 불이 붙을 수 없는 뼛가루에 말도 안되게 또 다시 불이 붙어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아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지독히도 인과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Y: 인과라는게 무엇이죠?
Y는 소리치듯 물어봤다.
스님: 흠.. 혼령들은 그들의 세상(저승)으로 가기 전에 여러가지 이유로 이 곳에 머무릅니다.
그런 와중에도 살아있을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혼령을 핍박하고, 다른 혼령 위에 군림하려 드는 혼령도 있습니다.
시덥지 않은 장난 따위를 치려는 혼령도 있을 것이고,
생전의 원한 따위로 살아 있는 존재에게 해를 입히려는 혼령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법관도, 경찰 같은 것도 그들에게 있지 않은데, 인과는 그들에게 일종의 질서 입니다.
자신의 어떤 행위에 대해 그 이상의 벌이나 고통을 스스로 받게 합니다.
스님이 부서진 제단에서 향을 꺼내 향을 피우며 다시 얘기했다.
스님: 이 아이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육신에 흔적 조차 소멸될 정도의 인과를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의 존재 또한 무사하지는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럽군요.
녀석과 Y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녀석은 스님에게 인사를 하고 신사에서 나와 산을 타고 왔던 길을 내려갔다.
Y: 유코는 우리가 그렇게도 원망스러웠을까.?
K: 입 찢어버리기 전에 조용해.
Y: 무엇이 그렇게.
K: 시끄러워. 재잘대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녀석에게 Y는 더 이상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유코가 가지고 있는 원한과 인과의 일부를 그 여자의 제단에서 느꼈을 때, 알 수 없는 슬픔 감정이 밀려 왔다.
Y: K. 나 잠시 갈때가 있으니 먼저 동생에게 가 있을래?
녀석은 Y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Y 동생에게 발길을 돌렸다.
쇼타의 일가족을 다 죽인 여자다.
Y 동생을 오랫동안 혼자 두면 위험하다는 생각에 더 초조해 하며 서둘렀다.
그렇게 Y의 집으로 가는 와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Y:K.
K: 무슨일?
Y: 내가 죽으면 유코도 내 동생을 용서해 줄까?
K: 그게 무슨 소리야.
Y: 부모님에게도. 동생에게도. K군이 적당히 잘 말해줬으면 좋겠어
K: ?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거야!
Y: K에게 이런 부탁해서 미안해. 난 누군가에게 피해만 주고 살았네. 내 동생 잘 부탁해...
전화기를 어딘가에 내려 놓는 소리, 쿵. 하는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유코의 대한 사과의 의미 였을까.
동생 대신 자신의 목숨으로 대신하자는 등가 교환의 의미 였을까?
Y는 유코처럼 스스로 몸을 내 던져 자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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