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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2ch 오컬트 이세계로 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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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기억이라고 할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기억.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 집 뒤편에 있는 큰 들판(그랜드)에서 여름방학 자유연구인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곤충 목록'을 만들고 있었다.

 

2ch 오컬트 이세계로 가는 문.png

 

그러던 중 들판구석, 땅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곳에서, 하수구로 통하는 녹슨 철제 문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손잡이를 잡고 열어보니 아래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보였다.


그걸 본 나는 모험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집에 가서 손전등을 가져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사다리를 내려갔다.

바닥에 내려가 보니 바닥은 철망으로 되어 있었고, 더 아래에는 암거가 있는 듯 작은 물소리가 났다.

악취가 나지 않아 하수는 아닌 것 같다.

통로는 뒤쪽과 앞쪽 두 방향으로 뻗어 있어 일단 앞쪽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손전등으로 발밑을 비추며 설레는 마음으로 한참을 걷다보니(아마 20m 정도) 눈앞에 철창이 나타나 막다른 골목이 나오고, 바로 옆에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설치돼 있었다.


“더 멋진 것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라며 실망하며 사다리를 올라갔다.

'걸어온 거리로 보아 길 건너편 공터 쪽에도 나올 것 같다'고 예상하며 뚜껑을 열고 지상으로 나오자

내려온 곳과 같은 곳으로 나왔고, 게다가 해질녘이었다.

들어갔을 때는 한낮이 지났을 텐데.


왠지 무서워져서 일단 집으로 돌아가려고 들판을 뒤로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뭐랄까, 풍경이 미묘하게 이상하다.

대충은 아는 동네인데, 항상 과자를 사던 잡화점이 본 적도 없는 민가가 되어 있고, 공민관이 병원으로 바뀌기도 했다.

도로 표지판도 본 적 없는 이상한 마크가 되어 있었다.



서둘러 집으로 가보니 역시 미묘하게 이상했다.

마당에는 거대한 선인장이 꽃을 피우고 있었고, 스포츠카를 세로로 축소한 듯한 이상한 디자인의 빨간 차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현관 옆에는 인터폰 대신 아래를 향한 작은 레버가 튀어나와 있었고,

네발 달린 수염 기린 같은 인형이 문 양옆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분명히 우리 집이었다.


세세한 부분은 달랐지만, 어떻게 봐도 내 집이었다.

문패도 내 내 성이 적혀있었고...

하지만 왠지 잘못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무서워져서 집 뒤로 돌아가 부엌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거실에서 보라색 진베에를 입은 아버지와 어째서인지 학교 음악 교사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당시 플레이하고 있던 드래곤 퀘스트3가 생각났다.

그 게임에는 이세계가 있었는데, 그 게임을 떠올리며 '이세계에 와버렸어! 라고 생각했다.

황급히 원래의 들판으로 돌아가서 아까 지하 통로로 내려가서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정말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필사적으로 달렸다, 늦으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리고 들어왔다고 생각되는 문으로 나와서 무사히 돌아왔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무서워서 그 들판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되었다.

들판쪽을 쳐다보기도 싫었다.

거기에 연루되면 또다시 이세계로 가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판을 피해 살다가 이사를 가게 됐고, 결국 그게 뭔지도 모른 채로 살았다.


하지만 반년 전에 일 때문에 근처를 지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있는지 들러 보았다.

절반은 주차장으로 변해있었지만, 들판은 아직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공포감 같은 게 떠올라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


어쩌면 꿈인지 뭔지 착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꽤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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