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ㆍ괴담] 낚시 카페에 올라왔던 실화 괴담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본문
한참 바다 낚시에 빠져서 무지 돌아다닌 적이 있다.
요즘에는 배 타고 하는, 바다 낚시도 잘 못 가고 그렇지만,
보통 갯바위 낚시라고 하면, 배를 타고 조류가 잘 흐르는 포인트,
즉, 바다 한 가운데 솟아오른 여밭이나 조그마한 무인도 근처의 바위 절벽으로 가서 기어 올라가 자리를 잡고 하는 낚시다.
선장은 바위 절벽에 움푹한 곳이나, 하여간 올라가서 자리 잡을만한 곳들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사람들을 내려주고 하루 지나서 다시 태우러 오고 한다.
보통 그런곳은 절벽이라, 수심이 10미터 이상, 20미터정도까지 나오곤 한다.
그리고, 밀물과 썰물의 흐름에 따라 조류가 잘 흘러주고, 고기떼들이 지나가는 경로 근처에 있을수록 좋은 포인트로 각광을 받게 된다.
그곳에 자리를 잡고, 남극에서 잡아 온 크릴 새우에 각종 집어제를 섞어,
어종에 따라 찐보리나 해초, 어부, 이것저것 섞어서 만든 밑밥을 조류에 따라
적절히 뿌려주고 고기를 모아들인 후,
반유동이네 전유동이네 하는 복잡한 채비로 낚에 올린다.
솔직히 이거 굉장히 위험한 취미다.
고기가 많았던 시절에야, 그렇게까지 위험한 데를 갈 이유가 있나.
그저 동네 포구 앞, 방파제만 가도 팔뚝만한 감성돔을 낚아 올릴 수 있는데, 뱃값 아깝게 멀리 있는 무인도를 뭐 하러 가.
다 고기가 없어지니까,
점점 더 멀리, 점점 더 위험한 곳까지 쫓아가는 거지.
어떤 포인트는 심지어, 사리때 밀물 들어오면 물에 잠겨버리는 곳도 있는데
만약, 태워다 준 배가 제때 안 들어오면 꼬로록이지 뭐. (물에 빠져 죽다.)
그런 곳 말고도, 해안과 멀리 떨어진 곳이라면 갑자기 너울 파도라도 한 번 오면, 쏠려나가기 십상이라,
어떤 사람은 바위에다가 앵커까지 박아서 안전 로프를 매서 허리에 걸고, 낚시를 하지.
보통은 수면에서 한참 위 쪽에 자리를 잡아서, 그런 일은 좀 드물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꾼들은,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고 좀 더 큰 녀석, 좀 더 잘생긴 녀석을 낚기 위해 점점 더 험한 포인트를 개척하고자 해.
실제로도 고기는 점점 더 줄어드니까.
유명한 갯바위 포인트에 잠수부들이 들어가보면 완전 개판이지 뭐.
낚시줄에 바늘에 봉돌에 온갖 쓰레기가 있고,
갯바위 위네는 쓰다 남은 미끼, 먹고 버린 음식 찌꺼기, 온갖 쓰레기들, 잡아서 버린 물고기 시체들이 널부러져 썩어가고,
그런 상황에서도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존재해.
조금 공간이 되는 포인트에 들어가서, 텐트까지 단단히 쳐 놓고 일주일 이상,
심한 경우는 몇달 씩 진 치고 눌러 앉아서 낚시를 하는, 거의 미친 인간들이 있어.
근처 포인트에 낚시군들 데려다주는 배들이 정기적으로 들려서 식수하고, 식료품들을 공급해 주는 거지.
그런 사람들을 장박꾼이라고도 하지.
원래 이런 행위는 불법이야,
낚시꾼들은 나갈 때 신고를 해야 되고, 들어오는 것 역시 확인해야 돼, 사고 방치 차원에서 말이야.
근데 그렇게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무인도에 눌러 앉아 있는 걸, 경찰이 허용을 하나?
그래도 뭐, 그 동네 선장들을 잘 알고, 그러면 그냥 슬그머리 가서 자리 잡고 있으면,
낚시꾼들이 한 달을 있는 건지, 어제 온 사람인지 알게 뭐야?
우연히 그런 사람 근처 포인트에 가서 텐트를 들여다보면, 이건 인간의 원초적인 향내가 그윽하게 풍겨 나와.
거기다가 텐트 뒤 나뭇가지에 줄을 매서, 잡았던 고기들을 갈라 건조시키는 냄새까지 섞여서 아주 끝내주지.
그런거, 낚시꾼들에게는 아무 문제도 안돼, 단지, 그 텐트 뒤 줄에 걸려있는 감성돔의 사이즈가 50을 넘었다는 사실에 감동을 먹을 뿐이지.
그것도 열댓마리씩이나.
바로 그날, 나는 완도 쪽에 잘 아는 낚시점에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찾아갔어.
잘 생긴 감성돔 한 마리 잡아보겠다고.
낚시점에서 미끼고 챙기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내가 갈 포인트를 고르고 있는데 뒷방에 사람 인기척이 나는 거야!
어디 아픈 것 처럼 끙끙.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혹시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주인 표정이 어두워 지는거야.
준비 다 끝내고, 배 기다리는 동안 할 일도 없던 나는 궁금해서 캐물었지.
장박 전문으로 다니는 50줄 들어선 아저씨였는데, 나도 한 두차례 만나서 소주 한 잔정도 했던 아저씨였어.
근데, 왜 낚시점 뒷방에서 끙끙거리고 있는지 이상해서 들어가 봤지.
그때 난 서른도 안 된 젊은 초짜 낚시꾼이었고, 그 아저씨는 극강 레벨의 고수였어.
들어가봤더니, 두 눈은 움푹 들어가 있고 정신이 반 쯤 나간 사람처럼 맛이 가 있었어.
난 이 사람이 술 판을 좀 심하게 벌였나 생각했지.
"아저씨 어디 아프세요?" 라고 물어보면서 방에 들어가 옆에 앉았는데,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끙끙거리고 있었어.
아니 끙끙 거리는 것 뿐만 아니라,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고 있었는데 날 알아보지도 못했어.
그래서 다시 뒷방을 나와서 주인한테 물어봤지.
"저 아저씨 왜 저러고 있어요, 어디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왜? 장사하는 집에서 저러고 있어요?" 라고.
일주일 째, 저러고 있다는 거야.
자주 가던 포인트에서 한 2주정도 있었는데, 지난 월요일 아침에 물 가져다 주려고 갔더니,
미친 사람 마냥, 텐트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배에 타더라는 거지.
그래서 태우고 나왔더니, 뭐가 그리 무서운지 무섭다고 벌벌 떨면서, 방에 쳐 박혀서 술만 퍼 마시고 집에 갈 생각을 안 한다는 거야.
어차피 그런 사람들은 집에 가봐야 아무도 없어, 돈은 많지만.
궁금하잖아,
하지만 난, 조금만 있다가 배를 타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고,
남 얘기를 더 물어봐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포구로 나갔어.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해경이 낚시배를 일제히 단속을 하는데,
하필이면, 내가 타고 갈 배의 선장이 뭔가 잘못했는지 걸렸다는 거야.
제기x..
타고 나갈 배도 없고, 나 말고도 허탕친 낚시꾼들은 다들 욕지거리 하고 있고,
낚시점 주인은 또 나름대로 선장한테 욕하면서 싸움나고, 결국 포기하고 돌아갈 사람들은 돌아갔고,
나는 어차피 오늘 돌아가봐야 일정이 비어있어서, 딱히 할 일도 없고 술이나 한 잔하고 자고 가야겠다 싶어 가게로 돌아왔다.
나 말고도 평소 안면이 있던 40대 아저씨 낚시꾼하고 같이 가게로 돌아오면서,
안주거리하고 술도 좀 사가지고 와서 가게에서 판을 벌리려고 그러는데,
아까 그 수상한 장박꾼이 슬그머니 옆에 앉는거야.
냄새를 풀풀 풍기긴 했지만 아까보다는 한결 정신이 돌아온 것 같더라고.
그래서 이야기가 시작된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본거지.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 밤, 이 아저씨는 어지간한 초짜 낚시꾼들이 한 번 들어가보고 싶어도,
짬밥에 밀려서 못 들어가는 특급 포인트에 이미 2주동안이나 자리를 잡고 씨알 좋은 가을 고기들을 싹슬이 하고 있던거지.
비록 그날 날씨는 별로이고, 파도가 높아서 힘들긴 했지만, 날은 음력 스무닷새니까 물살도 적절하고,
낮에 하루 종일 입질도 좋고 해서 두둑하니 고기를 건져놨는데 저녁때가 되면서,
점점 더 날씨도 나빠지고 하니, 밤 낚시는 포기하고 텐트 안에 들어 앉아 술을 먹고 있었다는 거야.
근데 달도 아직 안 뜬 초 저녁인데, 발 아래 절벽에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거지.
삼괭이(돌고리 비슷한 놈인데 1m에서 1.5m 정도 되는 고래의 일종)가 지나가나 싶어서 내려다봤더니 글쎄.
수심 십 여미터가 되는, 그 바닷물 위로 사람들 서넛이 두런거리면서 걸어가더라는 거야,
남쪽 방향으로.
그래서 기겁을 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까,
서넛도 아니라는 거야.
바람은 불고 파도는 치고 구름은 잔뜩 끼었는데, 그 구름 틈으로 희끄무레하게 비치는 별빛으로 보니,
바다 위로 여기저기 서넛씩해서 못해도 일이백명은 넘을 사람들이,
어떤 놈은 씩씩하게, 어떤 놈은 허우적, 어떤놈은 마지못해 자꾸 돌아보면서,
서로 손을 잡고 부부 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그렇게 걸어가더라는 거야.
별빛 비치는 바다에 물결은 출렁이는데 그 깊은 물 위로 사람들이 삼삼 오오 뭉쳐서 걸어가고 있는
기괴한 광경이 눈 앞에 펄쳐진거지.
기절한 노릇이지.
순간 무섭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오랫동안 혼자 있어서 꿈을 꾸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래,
그래서 꿈을 깨려고 자기 뺨을 때리면서 헛기침을 크게 한 번 했다는 거야.
그랬더니.
깨라는 꿈은 안 깨고,
오히려 바로 발 아래, 물 위를 걸어가던 사람들이 고개를 스윽. 들어서
자기가 있는 텐트를 올려다 보더니, 휘적휘적. 절벽을 기어 올라오더라는거야.
그때 마주친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욕을 하더군.
사람 아무도 없는,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바위 섬 중턱에 텐트를 치고 앉아 있는데
그 깊은 바닷물 위로 걸어가던 사람들이 기침 소리를 듣고, 자기를 보더니 바위 절벽을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고 있고
도망 갈데도 없고, 숨을 데도 없어서
그저 텐트 입구 지퍼를 올려서 잠그고는 침낭속에 머리 박고 엎드러 버린거지.
그러고 있으니 잠시 후, 텐트를 스윽스윽. 소리나게 스다듬으면서 그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대.
"같이 가자.. 같이 가자.."
팔 다리는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식은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데 온 몸에는 한기가 느껴지고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침낭 속에 대가리 쳐 박고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라고 반복했다는 거야.
얼마 동안을 그러고 있다보니, 어느새 기절을 한 것 같은데, 깨어나보니 해가 뜨고 있더라는 거지.
조심스럽게 텐트를 열고 보니 날씨는 맑게 개였고,
바람은 잔잔하니 물결도 가라앉았고,
저 멀리 동쪽으로 붉은 해가 솟아오르고 있고 이젠 살았구나 싶었다는 거야.
그래서 힘을 내서, 짐 정리를 해서 도망나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팔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고 정신도 못차리겠고해서 남아 있던 소주 댓병을 나발 불면서,
배가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배가 오자마자 선장에서 두말없이 태워달라고 해서,
장비, 텐트도 다 내팽개치고 배를 타고 뭍으로 나온거지.
나와서도 눈만 감으면 "같이 가자.. 같이 가자.."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잠도 못 자겠고
술만 계속 먹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계속 그 소리가 들린다는 거야.
이야기를 듣는 동안, 어느새 낚시점 주인도 옆에 와 있었고 이야기가 다 끝나니까 주인이 말하길.
자기는 뭣도 모르고 이 사람 내려놓고, 다음 차수에 배를 몰고 나가서,
그래도 단골이라고 이 사람 장비와 텐트를 다 챙겨서 가져다두었는데 영 깨름칙하더라는거지.
당연하지, 우리도 이 이야기를 헛소리라고 웃어 넘길 수가 없었거든.
왜냐면 주인하고 나, 그리고 같이 있던 또 다른 낚시꾼.
이 세명 모두이게 무슨 일인지 알고 있었지.
이 사람이 귀신들하고 사이 좋게, 바다 위를 걸어서 어딘가로 갈 뻔한 그 날.
그날이 바로 1993년 10월 10일 일요일.
서해 위도를 출발해서 격포로 오던 페리호가 침몰해서 292명이 사망한 그 날이야.
거기다가 사고 와중에 44명을 구조해 낸 사람이 바로 근처에서 낚시하던 낚시배 선장이었고,
그 외의 생존자들 중 상당수가 낚시꾼이었어.
낚시꾼들 복장을 봐,
구명조끼를 항상 입고 있거든.
억울했을까?
그래서 낚시꾼 한 명이라도 더 데려가려고 그랬던 걸까?
비록 위도 보다는 한참 남쪽인 곳이었지만,
그 사람들은 남으로 걸어서 어디로 가고 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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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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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0월 10일,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 인근 해상에서 서해훼리호 여객선이 침몰해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다.
사고 당일, 기상청에서 파도가 높고 강풍이 불며 돌풍이 예상된다며 주의를 요하는 방송을 내 보내었다.
당시 생존자들은 여객선이 정상 운항을 할 수 있는 기상 여건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 사고는 전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초과승선한 채로 운행했었다.
적자 나는 상황이었지만 위도에서 육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 수단이었기 때문에 운항을 멈출 수 없었는데,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 받고 겨우 운영하던 여객선이었다.
1980년, 위도가 낚시 명소로 인기를 얻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낚시꾼들 때문에 이용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왕복 1회 운행으로 감당할수 없었고 운항 횟수를 증편해 달라고 했지만 보조금 받는 영세업체라서 정부는 거부했다.
결국,정원보다 141명이나 더 타게 되었고 짐까지 포화상태가 된 상태로 운항을 감행해 높은 파도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결국 침몰에 이르렀다.
사고 당일은 한참 사람들이 많은 일요일이었는데 여행객들이 대다수였고 항해사가 휴가 중이었던 터라 갑판장이 항해사의 업무를 대신했다.
게다가 안전요원은 2명 뿐이었다.
사고 직후, 위급상황을 알려준 사람도 없었고 구조요청도 하지 않았다.
생존자들은 구명장비가 어디 있는지 몰라 아이박스 등에 매달려 목숨을 부지했다고 한다.
먼저 인명구조에 나선 이는 사고지점 근처에 있던 낚싯배와 어선들이었고,
해양경찰과 119구조대 등은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만에 도착을 했다.
탑승객 362명 중 292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를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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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여객선 침몰사고 현장모습 | KBS 뉴스
[서해 훼리호 침몰]수중 선체 참변, 시체 인양작업[전동건] (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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