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료칸의 구인 > 무서운이야기

정확히 2년 전즘의 일로 여행을 가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을 때였다.

더운 날이 계속되어 땀을 뻘뻘 흘리며 구인광고를 뒤적거리고 전화를 걸었는데

운이 안 좋은지 "이미 구했다, 더 이상 구하지 않는다" 등 거절을 당했다.

닳고 닳은 다다미 위에 뒹굴며 욕을 하면서 널브러진 구인 잡지를 막 넘기며 있었다.

불경기라니... 그래서 절전을 위해 밤까지 불을 키지 않았다.

어두운 방에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석양이 비치고 있었고

창틀에 가려진 부분만 마치 어두운 십자가 같은 그림자를 다다미에 드리우고 있었다.

이내 멀리서 전철 소리가 울려퍼졌고

눈을 감으니 다른 방에서 저녁 식사 냄새가 풍겨왔다.

'아, 컵라면이 있었지.' 라고 생각하며 나른한 몸을 일으켜 어지럽게 널브러진 구인구직 잡지를 정리했다.

불현듯 우연히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페이지가 접혀 있었다.

거기에는 어느 현(생략하겠습니다)의 한 료칸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있었는데

그 장소는 바로 제가 여행을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조건은 여름 기간에만 해당되며 시급은 낫지도 않고 높지 않았지만 기숙사와 식사가 제공된다는 점이 강하게 매료되었다.

계속 컵라면만 먹었던지라 직접 만든 요리도 먹을수 있고 게다가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네, 감사합니다 OO 료칸 입니다."

"안녕하세요,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했는데 아직도 모집 하시나요?"

"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추...추...추추......어..........어...........얼.................같...........아"

접수원은 젊어 보이는 여성이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낮은 목소리의 남자와 (아마도 숙소 주인?)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두근거리면서 왠지 모르게 정좌를 하고 앉아서 기다렸다.

곧이어 수화기를 잡는 기척이 느껴졌다.

"전화 바꿨습니다. 아르바이트 하시는 거죠?"

"네, OO 구인 광고 잡지에서 이곳을 보고 전화드려서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하,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언제부터 가능하세요?"

“언제든 상관없습니다."

"그럼 내일부터 부탁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카미오 [가명] 입니다."

"카미오 군이군요. 되도록 빨리와주세요."

순식간이었고 운이 좋았다.

나는 전화 통화내용을 잊지 않을려고 녹음 해두었고 다시 녹음파일을 재생하면서 필요한 사항을 메모했다.

숙식제공이라 가져가야 할 것 중에 보험증 등도 필요하다고 해서 적어두었다.

그 료칸의 구인 페이지를 보니 흑백으로 료칸 사진이 찍혀 있었고

작지만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좋은 곳이었다.

나는 갑자기 아르바이트가 결정되었고, 게다가 가고 싶었던 장소라는 것도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컵라면의 물을 넣고 익기를 기다렸는데 콧노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느새 해가 지고 열린 창문을 통해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들어왔따.

나는 컵라면을 홀짝거리며 무엇이 이상한지 깨달았다.

조건도 좋고, 돈도 벌고 여행도 즐길 수 있고, 여자도 있는 것 같다.

료칸이라면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뭔가 이상하다 느낌이.

어둠속에 창문이 거울이 되어 있었고, 그 어두운 창문에 내 얼굴이 비쳤다.

왜인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심하게 우울해져 있었다.

창문에 비친, 늙어버린 듯한 생기가 없는 내 얼굴을 계속 바라보았다.

다음 날, 나는 심한 두통으로 잠에서 깼다. 격렬하게 흐느낀다. 감기...인가?

나는 비틀거리며 양치질을 했고 잇몸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눈 밑에는 또렷하게 먹물로 그린듯한 다크서클이 생겼고, 안색은 새하얗다.

'아르바이트를 하지말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젯밤 이미 갈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좋은 아침입니다, OO 료칸에서 전화드리는건데 카미오 씨 맞나요?"

"네, 맞습니다 지금 준비해서 나가려던 참이에요"

"알겠습니다, 근데 어디 몸이 안 좋으신가요? 죄송합니다만 목소리가..."

"아, 아닙니다, 잠에서 깬 상태라서요"

"무리하지 마시고, 이쪽으로 오시면 우선 온천 같은 걸 이용하셔도 됩니다. 첫날은 천천히 하세요. 그렇게까지 바쁘지는 않으니까요"

"아, 괜찮아요. 하지만...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집을 나섰다. 친절하고 다정한 전화였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니 이번엔 한기가 몰려왔고 문을 열자 현기증이 났다.

“일단, 료칸까지만 가면 ......”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뒤돌아볼 정도로 비틀비틀 역으로 향했다.

이윽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나는 우산 없이 역까지 젖은 채로 가야 했다.

심한 기침이 나온다.

“...료칸에서 쉬고 싶다......”

나는 흠뻑 젖은 채로 역에 도착해 표를 샀다. 그때 내 손을 보고 깜짝 놀랐다.

푸석푸석 젖었지만 피부가 갈라졌다. 마치 노인처럼.

"병에 걸렸나? 료칸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좋겠는데...”

나는 계단 난간에 기대어 다리를 지탱하며 계단을 올라갔다 몇 번이나 쉬면서.

전철이 올 때까지 시간이 있었다. 나는 벤치에 쓰러지듯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하, 하, 목소리의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손발이 저리고, 두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콜록콜록' [기침소리]

기침을 하자 발밑에 피가 흩뿌려졌고, 나는 손수건으로 입을 닦았다.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나는 흐릿한 눈으로 승강장을 보고 있었다.

“빨리...료칸으로...”

이윽고 전철이 굉음을 내며 플랫폼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더니 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겨우 허리를 일으켰다. 허리 통증이 심하다.

비틀비틀 어지러운면서도 플랫폼으로 향했다.

온 몸이 아프다.

"저 전철을 타면..."

전철안으로 들어가려는 그때, 귀신 같은 얼굴을 한 할머니가 달려들었다.

쿵.

나는 튕겨져 나와 플랫폼으로 굴러떨어졌고, 할머니도 비틀거리다가 다시 덮쳤다.

나는 할머니와 몸싸움을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상대는 할머니인데 내 손에는 힘이 없었다.

"그만해요, 그만해, 저는, 저 전철을 타야돼요."

"왜, 왜 타야돼?"

할머니는 내 배위에 올라타 얼굴을 움켜쥐고 물어보았다.

"료.. 료칸에 갈 수 없게 되버리잖아요"

잠시후 역무원들이 달려와 우리 둘을 떼어놓았다.

전철은 이미 출발한 뒤였고, 나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사람들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이윽고 할머니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너는 홀려있었어. 위험했어."

라고 말한뒤 할머니는 떠났다.

나는 역무원과 두 세마디 대화를 나누고 곧 돌려보내졌다.

역을 나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몸의 컨디션이 좋아졌고 목소리도 돌아왔다.

거울을 보니 얼굴색이 좋아졌고 나는 의아해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짐을 내려놓고 담배를 폈다.

마음을 가라앉힌 후, 아르바이트를 취소할려고 료칸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러자 무미건조하고 담담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현재 사용 중이 아닙니다"

다시 전화를 걸어봤다.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현재 사용 중이 아닙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이 번호로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나는 통화기록을 남겼놓았던 기억이 생각났다.

처음까지 되감았다.

"지.. 지... 직... 네, 감사합니다 OO 료칸 입니다."

어라? 나는 소름이 돋았다. 젊은 여성일 텐데 목소리가 마치 낮은 남성의 목소리처럼 들리는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했는데 아직도 모집 하시나요?"

"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추...추...추추......어..........어...........얼.................같...........아"

뭐지?

나는 그 부분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되감기를 하고 음성을 높혔다.

"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추...추...추추......어..........어...........얼.................같...........아"

다시 되감았다.

"......추...추...추추......어..........어...........얼.................같...........아"

다시 되감았다.

"춥다, 얼어버릴 것 같아"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뒤에서 많은 사람들이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

전화기를 집어 던졌다

그러자 통화 기록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아하,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언제부터 가능하세요?"

“언제든 상관없습니다."

기억에 남는 대화. 하지만 나는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것이다.

거기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땅 밑에서 울리는 듯한 노인의 목소리였다.

"카미오 군이군요. 되도록 빨리와주세요."

거기서 통화가 끊겼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밖은 폭우가 쏟아졌고

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지만 나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통화 기록이 흘러나왔는데 오늘 아침에 걸려온 전화였다.

하지만 목소리는 내 목소리뿐이었다.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네, 맞습니다 지금 준비해서 나가려던 참이에요"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아, 아닙니다, 잠에서 깬 상태라서요"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아, 괜찮아요. 하지만... 감사합니다."

나는 전화기 전원을 뽑아버렸다.

목이 타는 듯한 소리였다.

"뭐야, 뭐지 이건, 어떻게 된 거야?"

나는 그때 구인 잡지를 손에 쥐고 있었다.

떨면서 그 페이지를 찾았다.

역시나 뭔가 이상했다.

어?

손이 떨린다……그 페이지는 그대로 있었다.

깨끗해야 할 그 료칸의 한 페이지만 구겨져 있고... 뭔가 얼룩이 크게 퍼져 있고... 약간 탄 흔적이 있다.

어떻게 봐도 그 페이지만...낡은 종이로 되어 있었다.

마치 수십 년 된 낡은 잡지를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전소되어 불타버린 료칸의 모습이 찍혀 있었고, 거기에 기사 내용이 적혀 있었다.

【 사망자 30여 명, 부엌에서 불이 난 것 같은, 료칸 주인으로 추정되는 불에 탄 시체가 부엌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요리할 때 불이 난 것으로 추정,

숙박하러 온 투숙객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불길에 휩싸여 불테 타 죽음. 】

이건 뭐지. 구인 광고가 아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구인 잡지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머리가 마비되어 돌처럼 곰짝도 못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빗줄기가 약해졌다.

한순간의 정적이 나를 감쌌다.

전화가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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