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공장 [2ch 괴담] > 무서운이야기

어린 시절,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쳤던 사건. 그 기억.

나중에 그때의 인상과는 또 다른 의미를 깨닫고 소름이 돋는다.

그런 일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시절, 통학하던 길은 온통 논밭이 펼쳐진 시골길이었다.

중간에 한적한 마네킹 공장이 있었고, 그 한참을 지나면 과자 가게가 한 채 있었다.

사람의 집은 논 너머에 드문드문 있을 뿐이었다.

마네킹 공장은 이미 폐공장이었는지, 사람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봉쇄된 부지 구석에는 부서진 마네킹의 잔해가 쌓여 있다,

그것이 철망 너머로 보인다. 그 모습은 재미있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했다.

공장 부지는 넓은 도랑이 둘러싸고 있어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탁하고 슬러지처럼 변한 물. 아무렇게나 버려진 수많은 쓰레기들.

어느 날 집에 가는 길에 평소에 잘 가지 않는 공장 뒤편으로 가보았다.

도랑의 처참한 모습은 도로변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그곳에서 쓰레기와 뒤섞여 반쯤 떠 있는 여성 마네킹을 발견했다.

하얗게 단장한 그 얼굴은 마치 쓰레기통의 학 같은 느낌이다.

끌어올려서 친구들이 모이는 모임에 가져가면 영웅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라고 생각했지만 물이 너무 더럽고 장소도 멀어서 포기했다.

다른 녀석이 영웅이 되는 게 싫어서 이 발견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 후 한동안은 그 인형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가 하루하루 썩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나자 하얀 피부는 희끗희끗하게 변색되어 그림자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느새 풍성했던 머리털은 빠지고 희박해졌다.

윤기를 잃은 피부는 검고 울퉁불퉁하다. 쥐가 물어뜯은 흔적까지 보인다.

제행무상. 일찌감치 흥미를 잃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수면을 뒤덮은 쓰레기에 파묻혀 있었다,

투명도 0의 오수에 대부분 가라앉아 있었다.

간신히 수면 위로 살짝 보이는 부분도 물을 빨아들여 흉측하게 부풀어 있었다.

그것은 이미 그냥 쓰레기에 불과했다.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한 번 보러 갔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다.

이윽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길을 지나가는 일조차 없어졌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우연한 기회에 추억의 장소를 자전거로 돌아다녔다.

그 곳에도 갔다. 풍경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논밭은 사라지고 주택이 들어서고, 공장 터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마네킹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는다.

문득 깨달았다. 무서운 생각.

플라스틱이 저렇게 썩을 수 있을까?

이미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많이 접한 나 자신.

거기서 얻은 지식 때문에 싫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사람이 부패해 가는 과정 그 자체였던 것이 아닐까...?

진실은 이제 알 수 없다.

다만, 아련한 추억이었던 것이 이제는 아는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혐오스러운 기억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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