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괴담] 쌍안경 [2ch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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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금 이상한 취미가 있었다.
그 취미는 한밤중이 되면 집 옥상에 올라가 쌍안경으로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관찰하는 것이다.
평소와는 다른, 고요한 도시를 관찰하는 것이 즐겁다.
멀리 보이는 커다란 물탱크 같은 것들,
술 취한 사람을 태우고 언덕길을 올라가는 택시라든가,
덩그러니 서 있는 눈부신 자판기 등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설레는 기분이 든다.
내 주택의 서쪽에는 긴 언덕길이 있었는데, 무언가가 곧장 내 주택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언덕길 전체를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옥상에서 살펴봤다.
그 언덕길 옆에 설치된 자판기를 쌍안경으로 보면서 '아, 큰 나방이 날고 있네~'라고 생각했는데
언덕 꼭대기에서 엄청난 기세로 내려오는 사람이 있었다.
“뭐야?” '라고 생각하며 쌍안경으로 보니 벌거벗은 채로 마른 아이 같은 녀석,
게다가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손을 흔들며 맹렬한 속도로 달려온다.
녀석은 분명히 이쪽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고, 눈과 눈이 마주쳤다.
잠시 동안은 멍하니 넋을 잃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 굉장히 위험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서둘러 계단을 내려와 집 안으로 도망쳤다.
문을 닫고 열쇠를 걸어 잠그고 “우와~ 어떡하지, 어떡하지, 뭐야 저건!” 라고 겁에 질려있었고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나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정말 큰일 났어, 어떡하지, 진짜로 뭐야, 저건 뭐야'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거실 한가운데서 다리미(무기)를 양손에 쥐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잠시 후 이번에는 계단을 쿵쿵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바보가 될 정도로 덜덜덜 떨고 있었는데,
문을 쾅쾅쾅! 하고 문을 두드리며 차임벨을 띵동띵동. 울려 퍼졌다.
심장이 잠시 멈추고 엄청난 속도로 맥박이 뛰기 시작했고 녀석의 신음소리도 들린다.
수십 초 만에 노크도 차임도 신음소리도 멈추고 원래의 고요한 상태로 .......
해가 뜰 때까지 다리미를 들고 경직되어 있었다.
그건 대체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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